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반벙어리라도

황금횃대 2005. 4. 16. 10:42

뒤안에 참살구꽃 떨어지는 걸 보면
반방어리라도 한 마디 하겠다

햐~

떨어진 살구꽃 수북수북 쓸어내면서
청맹과니라도 시 한 구절 생각해 내겠다




동백이 지고 있네


기어이 기어이 동백이 지고 있네
싸리비를 들고
연신 마당에 나서지만
떨어져 누운 붉은빛이 이미
수백 근 넘어 보이네


벗이여, 이 볕 좋은 날
약술도 마다하고
저리 붉은 입술도 치워버리고
어디서 글을 읽고 있는가
이른 아침부터
한 동이씩 꽃을 퍼다 버리는
이 빗자루 경전 좀 읽어보게




송찬호 <붉은 눈, 동백> 문학과지성사

 

 




장작에 불지펴
장 달이는 가마솥에도,
건져 놓은 메주덩어리에도
살구꽃잎이 연신 떨어진다
올해 우리집 장맛은
살구꽃잎,

그 맛 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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