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무제

황금횃대 2006. 7. 24. 06:41

 

 

 

 

새벽꿈은 늘상 바쁘고 쫒기고 무얼 찾아야하고

그래서 바람 한 줄기 들어오는 창 밑에 쪼그리고 자는 나는 더욱 몸을 오동거리게 된다

용을 용을 쓰며 꿈 속에서 바라던 일을 해 치울라고 하는데

꿈은 정녕 꿈일런가 한번도 그 꿈에서 애태우던 일을 완성한 적이 없다 그러다 잠에서 깨면

아침은 일어날 힘조차 사그러진 허망이다

반듯이 누워 가슴에 손을 얹고 꿈을 생각해본다

그러면 꿈은 잉크 한 방울이 물 속에서 풀어지듯

그렇게 애태운 마음만 짠허니 가슴속에 남겨두고 꿈의 줄거리는 머리 속에서 와해되고 없는데

그제서야 몸은 조금 정신을 차려 다리에 힘이 오르고 심장이 정상으로 뛴다

 

아둥바둥,

혹은 설렁설렁 사는 일에 이렇게 매달려서 동당거리는 것도

죽는 그 날 눈가에 비질 눈물 한 오래기 흘리며 생각해보면

다 꿈이런가 할 것인가

애태우고, 싸우고, 화해하고, 이해시키고, 기뻐하고 하는 모오든 것들이

새벽꿈처럼 짧은 것일런가

희미한 웃음 입꼬리에 드디어 매달고 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내 몸을 떠난 혼은 잠시 가슴에 손을 얹고 이생에 살았던 일들을 생각하면

저 새벽꿈에서 깨고 난 아침처럼 허망할련가.

 

 

암만봐도 대가리가 참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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