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포집 세째며느리

자랑

황금횃대 2006. 9. 30. 08:24


 

 

오늘은 저온창고에서 포도를 가져와 포도작업을 했어요

친정동생이 늘 추석선물로 누나네집 포도를 팔아줍니다.

고등학교 동창 친구도 아침일찍 신랑하고 같이 와서 포도와 포도즙을 싣고 갔어요

한참 포도알 깔아 뭉개서 궁뎅이가 차가와 죽겠다며 마악 일어서는데

우체부 아저씨가 들어와요. 보통은 대문간에 오토바이 세우고 신문 꽂아 놓고 가시는데

오늘은 마당 가운데까지 부아앙~ 몰고 올라오세요

소포가 있다고 사인을 해 달라네요

어머님은 같이 포도 손질하시다가

"또 어디서 택배가 왔노"하십니다.

주소를 보니 부산 언니예요

고스방 말에 의하면 피 한 방울 섞이지도 않는 언니인셈이지요

 

<책과 옷>이라고 품목이 적혀있어서 얼른 풀어봤는데

글쎄 저렇게 공주풍의 이쁜 볼레로가 나왔지 뭡니까

어이고...상머슴한테 저런 옷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요

몇 년전에도 언니는 분홍색 구정뜨게실로 윗저고리를 짜서 보냈더랬는데

치수를 재 보지도 않고 만든 옷이 딱 맞았더랬지요

 

입고 있던 티셔츠 위에다 입어보고 만지고 벗고 했더니

고스방이 그럽니다

"어이고 촌순이 아니랠까바 옷을 벌써 몇 번이나 입어보는게야"

 

옛날 친정엄마는 형편이 어려웠어도 꼭 명절 옷을 새로 장만해 주셨더랬어요

시집와서 버선 한 짝 명절이라고 사 주지 않는 스방이 어찌 야속하던지.

몇 번을 볼멘 소리로 이야기 하기도 했지만 세월이 약이라

이젠 버선 한 짝 없어도 개의치 않습니다.

 

오전에 친구가 오면서 양말을 선물로 주고 갔구요

며칠 전에는 애인이 화장품과 바지, 숄을 선물로 주고 갔어요

오늘은 부산에서 보시다시피 옷이 왔구요

고스방이 내게 추석빔 안 해줘도

세상의 팬들이 가만히 있들 않으니

ㅎㅎㅎ

나는 행복합니다.

 

 

 

 


 

 

나도 뜨게질 해 봐서 아는데

저런 작은꽃과 이파리 만들어 붙일려면 솥갑증이 나요

단추도 모두 싸개단추로 해서...입기가 아깝은데

내일은 빳빳하니 전분 풀 먹여서

싸악 다려놔야겠어요

 

이거

자랑하는거 맞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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